"나는 눈이 피로해지기 쉬운 타입인데 그럴때면 ㅁㅁㅁ을 먹어"
"ㅁㅁㅁ?"
"응. 알고 있지?"
"서울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

 

ㅁㅁㅁ이란 닭 요리에 일종이다.

닭 한 마리를 그대로 넣고 그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고 수프를 부어 몇시간 푹 삶은 것으로 그걸 먹으면 감기도 낫는다고 한다.

수프는 담백한데 닭은 젓가락만 갖다대도 살이 떨어질 정도로 부드럽게 삶아져 있고 인삼의 강렬한 향기도 풍기는 ,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생명을 입 속에 넣는듯한 느낌을 준다.    

 

                                                                                               - 무라카미 류 作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中 -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ㅁㅁㅁ이 어떤 음식을 말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으리라..
윗 글은 무라카미 류의 소설 중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의 한 부분이다.

 

 무라카미 류 특유의 기막힌 문체로 "요리"가 얼마나 관능적인 소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이 책은 32가지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소재는 바로 오늘 다루게될 우리의 음식 "삼계탕".

 
생명을 입 속에 넣는듯한 맛이라니..
이보다 명확하게 삼계탕의 맛을 표현할 단어가 또 있을까 ?

 

 

 

삼계탕이란  "계삼탕"이라고도 불리워지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병아리보다 조금 큰 연계를 이용해 만드는 것은"연계백숙"이라고도 불리운다.

내장을 꺼낸 닭의 뱃속에 찹쌀, 마늘, 대추를 넣고 물을 부어 푹 삶아낸 음식.

 

 여름, 특히나 복날의 유명 삼계탕 집들은 몸보신을 하러 모여든 사람들로 발디딜 틈도 없이 붐비곤 하는데,      

 대체 펄펄 끓을때 먹어야 제 맛인 삼계탕이 추운 겨울보다 더운 여름에 더욱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름이면 후끈한 공기에 둘러싸인 우리 몸은 체온이 높아지면서 피부쪽으로 가는 혈액량이 늘어 열을 최대한 밖으로 발산하려고 하게된다. (이는 운동을 해서 체온이 높아졌을때 피부가 빨갛게 달아 오르는 현상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피부로 가는 혈액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위,간등의 내장기관으로 가야할 혈앨량이 줄어 혈액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몸 안쪽의 온도는 더 떨어지게 되는데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과 인삼이 몸의 온도를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춘삼월에 태어난 병아리는 복날 즈음, 닭이 막 되려는 어린 닭, 즉,"영계"가 되기에

복날은  야들야들한 육질의 영계 삼계탕을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경복궁역 근처, 한옥을 개조해 만든 25년 전통의 삼계탕집, 토속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단골집으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진하고 걸쭉한 국물과 부드러운 육질로 오래전부터 미식가들 사이에 삼계탕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히고 있는 이 곳은 

복날이면 1시간 반에서 2시간은 기다릴 각오를 해야 맛을 볼 수 있을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유난히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던 주말 오후,

 여름맞이 몸보신이 필요하다는 일행과 함께 효자동 골목에 위치해 있는 토속촌을 찾았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각이 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에 토속촌의 인기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것은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20분 정도만(?) 기다리면 시원한 실내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식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을 먹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실내는 세련되진 않지만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온다.

 삼계탕을 맛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다.

 

 

 사람들로 복작이는 작은 방 안으로 떠밀리듯 안내가 되었다.

 방 안에는 일본인 관광객 , 등산을 하고 돌아오신 어르신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 등 다양한 손님들로 가득했다.  

  

 먹음직 스럽게 테이블에 놓인 빨간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워낙 손님이 많다보니 항아리가 모자라 옆 테이블의 손님들과 다정스레 (?) 나눠 먹어야 한다는 사실.   

 김치도 맛있지만 아삭아삭 깍두기의 맛이 일품이었다.

 

▲테이블에 놓여진 깍두기와 김치

 

 

마리아주(Marriage)란 프랑스어로 와인과 음식사이의 궁합을 나타낼때 사용하는 말이다.

삼계탕 최고의 마리아주는 뭐니뭐니해도 "인삼주"

인삼향과 쌉싸롬한듯 깔끔한 맛이 다소 느끼할 수 있는 삼계탕 국물의 맛을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토속촌에서도 직접 담근 인삼주 한 잔을 내주신다.

 

인삼주는 삼계탕을 다 먹은 후에 깔끔하게 입가심으로 먹어도 좋지만

술을 못하시는 분이라면 팔팔 끓어오르는 탕에 인삼주를 부어 인삼향을 더해 먹어도 좋다.   

 

 

토속촌의 메뉴

 

토속촌에서는 삼계탕, 오골삼계탕을 기본으로 옻닭, 아구찜,파전, 닭도리탕,닭백숙,전기구이 통닭을 판매하고 있다.

 

기본 삼계탕과 오골계 삼계탕을 하나씩 주문했다.

가격은 기본 삼계탕이 13,000원 오골계 삼계탕이 19,000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먼저 기본 삼계탕이 나왔다. 
작은 크기의 닭 한마리가 쌀뜰물처럼 뽀얀 국물 안에 몸을 폭 담그고 있다.

탕 위에는 잘게썬 파와 검은깨, 잣,해바라기씨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진다.

 

말갛고 투명한 국물을 상상했던 사람이라면 토속촌의 삼계탕에 깜짝 놀랄 것이다.

얼핏 "닭"이 통째로 들어간 닭죽처럼 보일 정도로 하햔 국물은 걸쭉하고 두툼한 맛이다.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는 고소하면서도 걸쭉한 국물의 비밀은

아마도 율무가루 혹은 들깨가루가 아닐까 싶다.

 

 

 

▲국물이 미음같이 걸쭉한 느낌의 토속촌의 삼계탕

 

▲다진 파,해바라기씨,잣,검은깨등을 올려냈다.  

 

 

토속촌에서는 50일동안 키운 "와룡"이라는 닭으로 삼계탕을 만들어내는데

"와룡"은 보통 닭에 비해 비린맛이 적고 육질이 연하면서도 쫄깃하다.

 

 

 

젓가락을 가져다대면, 부드럽게 삶아진 살이 먹음직스럽게 떨어진다.

 

 

야들야들! 어린닭의 부드러운 육질이 입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

부드러우나 흐물흐물하지 않고, 쫄깃한 맛을 낸다.

 

 

다음은 오골계 삼계탕이다.

기본 영계삼계탕에 비해 6,000원이 비싼 특별 삼계탕.

 

오골계는 살갗이 검은 토종 영계를 말하는데 옛날에는 서민들은 먹을 수 없는 궁중 전용 음식으로

피를 맑게 하고 바람을 막으며 정력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고 동의보감 등에 소개가 되어있다.

 

 

 

영계 삼계탕과 다를바 없이 뽀얀 국물에 뱃 속에 찹쌀등을 가득 품은 오골계가 먹음직 스럽다.

영계의 뱃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4년생 인삼과 찹쌀, 호박씨, 검정깨, 호두,잣,밤,대추,은행,마늘,해바라기씨가 가득 차있다.

 

여기서 잠시 닭과 함께 삼계탕의 주연을 맡고 있는 "인삼"에 대해 알아볼까 ?

인삼은 원기를 보충하는데 효과가 있는데 동물성 식품인 닭고기와 식물성인 인삼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여 

닭과 환상의 커플을 이룬다는 것이다.

 

 단 인삼은 성질이 따뜻한 음식이라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해야할 재료라고..

 

 

오골계의 맛을 볼까?

오골계는 보통 영계에 비해 더욱 쫄깃한 맛이다.

야생스러운 맛이라 표현해야 할까? 야들야들한 영계의 맛에 한층 쫄깃한 풍부한 맛이 매력적이다.  

 

먹음직 스럽지 못한 (?) 검은 빛깔에도 한번 맛을 보면 다시금 생각날법한 맛.

 

 

오골계 삼계탕 역시 뽀얀 국물인데,고소하고 두툼한 맛은 영계 삼계탕의 그것과 거의 흡사하다

 

 

야들야들 쫄깃한 살점을 발라 먹은 후엔 찹쌀을 휘휘 풀어 먹는것이 2단계 !  

 

걸쭉하고 고소한 국물에 쫀득한 찹쌀을 함께 먹다보면

뜨거운 열기에 이마에 땀이 송송 맺혀도 쉽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어지는데

중독되는 고소하고 진한 그 맛에 배가 불러오는 것도 잊은채 결국 뚝배기의 바닥을 보고야 말았다 ;;

 

맛있구나, 맛있어  

 


 

곰탕 마니아인 일행님께서는 마치 하동관 곰탕을 드시듯 마지막에 깍두기 국물(일명 깍국)을 부어 넣으셨다.  

매콤한듯 새콤한듯 칼칼하게 다시 태어나는 국물의 맛이 색다르다.  

 

 

 

 

 

 먹고나면 왠지 모르게 힘이 나고 건강해진 느낌이 드는 음식들이 있다.

 무라카미류의 표현 그대로 삼계탕이야 말로 "생명을 입에 넣는듯한 맛", 힘이 불끈불끈 솟게 만드는 진정한 보양식이 아닐까?

 

 올해(2009년)의 복날초복이 7/14 , 중복이 7/24, 말복이 8/13  라 하니

 이열치열 ! 뜨끈뜨끈한 삼계탕으로 여름철 건강을 챙겨보는것도 좋겠다.   

 

 

[토속촌 정보]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85-1

찾아가는 길 :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효자동 방면) 방면 150m 직진 후 한빛은행 옆 골목으로 좌회전

전화번호 : (02)737-7444 

영업시간 : 오전10:00∼오후10:00  (휴무 : 추석, 구정 당일/다음날)

주차 가능

 

[서울 삼계탕 맛집 정보]

 

고려삼계탕
주소 :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5-3 (서소문점) 종로구 세종로 164 (세종로점)
전화번호 : 02-752-9376(서소문) 02-737-1888(세종로)
메뉴 : 고려삼계탕, 오골계탕

 

장안삼계탕
주소 : 서울 중구 태평로2가 53번지
전화번호: 02-753-5834
메뉴 : 삼계탕,전복삼계탕,닭도리탕,오골계,전기구이통닭,전복죽,닭내장

 

호수삼계탕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342-325
전화번호 : 02-848-2440
메뉴 : 삼계탕

 

 

 

원문 : 맛있는 상상 리미 (www.rimi.kr)

글,사진,편집 : 레카미에 (rimi.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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